최근 '리틀빅픽쳐스' 배급사가 회생 절차 결정을 받아 법정 관리에 들어갔어.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배급의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경영 악화가 심해졌고, 프로젝트 투자 손실이 매해 거듭해가며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어(2019년엔 그 유명한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공개 건으로 순이익 1670만 원대를 이뤘지만, 그 해도 프로젝트 손실은 7억원 대였다고 해). '리틀빅픽쳐스'가 배급한 작품엔 우리에게 익숙한 작품도 많아 아쉬움이 더 커. <카트>, <아이 캔 스피크>, <미쓰백>, <윤희에게> 등 영화를 잘 안 보는 사람도 알만한 작품이 꽤 있어. 영화계에서는 이번 '리틀빅픽쳐스'의 기업 회생 절차에 대해, 적지 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해.

*자본잠식 : 기업이 적자(순이익 감소) 때문에 원래 가지고 있던 자기 자본이 줄어드는 현상.
**완전 자본잠식 : 기업의 적자 폭이 커져 잉여금마저 바닥나, 자기 자본이 잠식된 상태.


그럼 배급사가 무엇인지, 어떻게 수익을 얻는지 이야기해 볼까?
일단 영화 배급사는 영화 콘텐츠를 유통하고 관리하는 업체야. 여기서 관리란 홍보를 위한 마케팅(개봉일, SNS 운영 등)을 말해. 수익은 주로 영화 개봉 후, 티켓 매출과 VOD와 같은 2차 산업에 의존하고 있어. 결국 관객들이 많이 봐야 수익이 높아지는 건데, 문제는 영화관에 얼마만큼의 스크린 수를 가지고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상영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야. 중소 배급사의 경우, 영화 자체가 개봉 전 시선을 확 끌면 여러 영화관의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으니까 마케팅에 신경을 많이 써. 그게 아니면 적은 상영 수로 시작해서 개봉 후 입소문을 타는 방법이 있는데, 그건 정말 쉽지 않은 방법이야. 아쉬울 따름이지. 근데 사실 이것보다 배급사가 더 힘든 상황이 있어.

그건 바로 배급권과 영화관을 같이 소유하고 있는 4대 배급사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거야.

*** 영화는 보통 기획, 투자, 제작사가 있고 거기서 만들어지는 콘텐츠는 배급사를 통해 영화관에 개봉(또는 2차 판권 시장으로 투입)이 돼. 위에서 말한 4대 배급사는 말이 4대 배급사지, 사실은 기획, 투자, 제작 및 배급, 영화관 운영까지 하는 거대 기업이라 할 수 있어.



소위 우리나라 4대 배급사라 불리는 곳은, 모두 영화관 운영을 하고 있어. CGV와 CJENM, 롯데시네마와 롯데컬처웍스(주), 메가박스와 쇼박스, 씨네Q와 N.E.W. 근데 이게 왜 중소 배급사에게 불리하냐. 아무래도 스크린 배정이 영화관 손에 달려있어, 스크린 몰아주기 즉 독과점이 생기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이지. 그리고 실제로 이런 일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편이고.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본사로부터 영화 개봉 주에 각 영화마다 스크린 수를 배정받아. 그리고 그걸 토대로 영화관 운영자들이 상영 시간표를 작성하지. 이때 자사가 제작-배급한 영화는 대부분 많이 배정받고, 그렇지 못한 영화는 적게 배정받는 경우가 많아. 1개관 조차도 제대로 배정받지 못하는 영화가 대부분이야. 보통 1개관에 1/2만 배정하라는 경우가 많지만, 그마저도 배정받지 못한 영화는 1/3, 심지어 1/4을 배정해(보통 1개관에 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회차가 6회라면, 1/2 배정 받은 영화는 3회, 1/3은 2회. 이런 식으로 자른다). 이뿐만 아니라, 배정 시간도 디테일하게 정해줄 때도 있어. 관객들이 적은 시간대에 넣어 매출 손실을 줄여보겠다는 거지. 반대의 경우도 있어. 자사의 영화가 시원찮을 거 같으면 타 배급사 영화를 밀어주기도 하는데, 이건 타 배급사 영화가 정말 인기 있는 경우가 아니면 힘들어. 그런 의미에서 <라라랜드>가 중소 배급사로써 홈런을 쳤다고 봐야 해. 어쨌든 이런 스크린 몰아주기로 화가 난 관객들은 '다양한 영화를 볼 권리'를 주장하지만, 변화는 전혀 없는 상태야.